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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Feel Sorry For Your..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산다는 것은
다시 글로 표현하는
무작정 가다보면
잊으면 안되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득채의 I AM A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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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추웠다.

학교에 핀 꽃을 보며 친한 후배들과 푸념을 하던 때가 얼마전 같은데
벌써 꽃은 다 지고, 푸른 나뭇잎이 분홍 꽃잎을 대신해 하늘을 덮었다.


그리고,

다시 날씨가 좋다.
짜증이 났다.


나는 궂은 날씨를 좋아한다.
항상 밝음을 추구하기에 내 주변은 우울하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 짜증이 난 것은 결코 좋은 날씨가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호주의 환상적인 날씨 속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화창한 햇빛이 나쁘진 않다.
예전처럼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며 괜히 센티한척 폼 잡으며 앉아 있지는 않는다.

좋은 날씨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기에 짜증났다.
도대체 좋은 일이 없는데 어째서 날씨는 나를 들뜨게 하는가.

내가 이 날씨에 들떠서 어쩌겠다는 이야긴가.

그래서,

짜증났다.

날씨 좋은날, 학교 가기 싫다고 후배녀석에게 문자 하나 날리자 그 놈의 답,

그렇다고 한강대교에서 뛰어들지는 마.

한강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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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30 13:49
    비밀댓글 입니다
  2. 참후배
    2008/05/04 19:41
    저 후배는 혹시 나??ㅋㅋㅋㅋ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2012년까지 수능영어를 폐지하고 소위 한국형 토플이라 불리는 "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도연 장관

포함되어 있는 외국어 영역이 학생들의 "실제" 영어능력을 평가하고 있는가에 회의적인 입장이라 일견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고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을 까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점은 분명히 있고, 정부는 이에 대하여 적극적인 대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논의 중'인 것이 인터뷰에서 '과장'되어 발표된 감이 없지 않아있다고, 마치 "아륀쥐" 사태 때처럼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꼴을 보면 그다지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할 점은 그들이 내세운 "효과"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이다.

세계일보는 오늘자 사설(출처:h
ttp://www.segye.com/Articles/News/Opinion/Article.asp?aid=20080428002794&subctg1=02&subctg2=01)에서 정부의 수능영어 폐지에 대해 일단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아마 정부의 논리도 같으리라 생각된다.

이 정책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사교육 절반 감축의 실천 방안이기도 하다. 30조원으로 추정되는 사교육비 가운데 영어가 40%나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입시에서 영어 부담이 줄어든다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냥 읽어봤을 때 사설의 내용은 일견 타당성 있어 보인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시험 과목이 학생들에게 압박으로 다가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니 정부에서부터 나서서 그런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노력하겠다는 것은 옳다. 지극히 옳은 이야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열심히 할게! (출처:http://news.ken.go.kr/main/php/search_view.php?idx=1580)


그러나 수능에서 영어를 폐지하는 대신에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정책들을 보라. 필자는 학원에서 강의해서 벌어먹고 있는데, 대통령이 바뀌고 인수위에서 내놓은 정책들을 보자마자 원장은 바로 영어수업 증설 준비에 들어갔다. (물론 대통령의 "무마"에 의해 지금은 답보상태이긴 하다.) 그 때 국민들에게 준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고, 반대했지만 곧 자기 자식들을 걱정했다. "불도저"라는 별명은 괜히 붙는 것이 아니다, 2MB 메모리는 286에나 장착되던 것인데 그 때 멀티태스킹이 가능했나 아마 저 인간도 자기 생각말고 다른 것은 못할 것이다, 청계천 아무나 갈아엎나 저 인간은 분명히 갈아 엎는다, 등 국가의 공교육 정책에 국민들의 반사작용은 바로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자격시험'으로 영어능력을 평가한다고 생각해보자.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교육 자율화 방안에 의해 "자율화"된 대학들이 과연 자격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을 그대로 받을 것 같은가? 수능을 등급으로 나누어 놓은 것도 못 믿겠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자들인데 "합-불"로만 나타난 자격시험을 갖고 누가 학생을 선발하겠는가? 그렇다고 영어능력시험을 자격시험이 아닌 등급제, 혹은 점수제로 바뀌면 과연 수능영어폐지에 의한 "사교육비 경감"효과는 어디서 나타난다는 이야기인가? 분명 사람들은 1점이라도, 1등급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과외선생에게 붙여줄 것이다.

분명히 '수능영어'라는 것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한 평가방법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영어능력과는 많이 동떨어진 부분을 평가한다는 견해는 옳다. 하지만 그 '폐지'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이니 하는 입발린 소리는 이제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툭하면 국민들의,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니 어쩌니 하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하자. 차라리 정책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다, 거기에 대한 부작용은 이러이러한 것이 있으나 정부는 저러저러한 대책을 통해 대처할 생각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만약 그런 논의를 하고 있다면 제발 국민들에게 "미리" 툭툭 던지지 말자. 옛날에 노무현이 그럴 때는 말 함부로 한다고 온갖 난리를 치더니 정작 자신들은 어째서 생각도 없이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될 따름이다.

필자의 고등학교 영어수업을 생각해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구의 모 학교를 졸업했는데, 영어 교사들의 실력이 그야말로 바닥이었다. (은사님...들께 죄송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영어 수업 시간의 80%는 외국어 영역 풀이로 보냈고 나머지는 단어 외우기, 못 외우면 맞기, 가 전부였다. 영어로 말하기? 웃기는 소리였다. 이것을 보면 "수능영어"라는 것이 얼마나 영어 공교육에 어처구니 없는 영향을 끼쳤나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격시험"으로 바꾼다고 한들 무슨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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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8 22:18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freesopher
      2008/04/28 22:24

      동감입니다. 만약 정책의 방향성이 옳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준비성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고민하는 수준이 아니니까요.

  2. SO대장
    2008/04/30 13:48
    TAG에 이명박을 보고.... 웃었다~ㅋㅋㅋ

    하여튼~ 외국인과 생활하는 나로써....
    고등학교 때 단어시험 통과못해서 항상 쳐맞던 나로써...
    영어 지랄 같다 ㅡㅡ;; 젠장~!
    나로써는 과학이나 과학과 같이 써먹을 수 있거나
    아는채 하거나 하는 뭔가의 보상이 없었던 것이 영어인것 같다.
    물론 점수 잘 맞으면 칭찬 받았겟지...

    하지만 뭐해? 졸업하고나서.,..
    정작 쓸 일이 없는 것을... 뭔가 써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까?

    가르치는 환경과 제도만 죽어라 바꾼다고 되는 건 아닌것 같다.
    특히 대부분의 누구나 관심있어하고 공부하는 그럼 시스템이라면
    돈으로 쳐바르는 공부를 하는 것보다도 낫지 않을까?

    요즘 유독 그런 생각이 든다.
    내 룸메이트가 외국인이라서 영어를 그나마 쓰게 되었는데..
    이런 천금같은 기회가 없었더라면..
    내가 과연 공부를 했을까?
    아니 영어의 본질은 의사소통인데...
    의사소통의 기회가 없는 사회에서 과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너나 할 것 없이 말하는 허황되어 보이는
    그런 공부를 진심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미친 척하고 수업을 몽땅 다 영어로 하자는 식보다는
    영어시간에는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익히고 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영어가 무척이나 싫지만 ,ㅡㅡ;;

    국어 살리기 와 같은 아~~주 중요한 문제는 2MB가 관심도 없을것 같고.,..
    (미국한테 잘 보일려고 소뼈 수입하는 넘한테 뭘 바래?)

    뭔가 도움이 되는 것을 배우고 싶은 나의 바램이다

    p.s - 일욜 술한잔 하면서 지대 이야기 해보자~
    미친 소 이야기 들려주마~ AI보다 100배는 무서운 이야기를 ㅡㅡ;;
    • BlogIcon freesopher
      2008/05/01 15:19

      세상에 내게 도움되는 것을 정해주기 보다는 진정 내 가치관, 내 세계관에 비추어 내게 도움되는 것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세상이 영어가 필요하니, 나에게도 영어가 필요하다, 그러니 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논리는 뭐랄까... 좀 슬프다.



지난 주 수요일인가? 학교 학사과에서 문자가 왔다.

학사과에서 알립니다. 등록금 2차 분납금 납부 기간이 [4월 18일 ~ 4월 22일] 입니다. 기한 내에 농협이나 신한은행 ATM을 이용해 납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한 대로 돈 없으면 '등록금 분납 제도'나 '학자금 대출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는 학교의 지시에 충실히 따라 분납을 진행 중이었던 나는 깜짝 놀랐다. 5월에 나머지 분납금을 내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게다가 날짜가 당장 코앞인데 이제서야 공지를 해주다니 이 무슨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했다.

돈이 없었던 나는 결국 학원 원장선생님께 아쉬운 소리를 해서 월급을 가불받아 등록금을 처리했다. 그리고 어제 두목(가명, 28세)에게 연락을 받았다.

두목: 어? 이거 왜 등록금 납부가 안되냐?

나: 지금 몇신데?

두목: 6시.

나: 학교가 관공선데 6시면 벌써 끝났지, 인간아. 제적이네, 제적. 좋겠다. 그 나이에 제적ㅋㅋ

두목: 이런 ㅆㅂㄹㅁ. 학교에 전화해봐야지. 전화번호가 뭐냐?

나: ○○○-○○○○
일주일에 한번 있는 학원 휴강일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기에 다시 침대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곧 연락이 왔다.

두목: 제적은 무슨 제적! 이새끼, 구라를...

나: 아, 아님 말고. 근데 돈은 어떻게 해야된대?

두목: 아, 그거. 원래 5월에 분납금 내는 기간이 있는데 '조기수납율'을 높이고자 그냥 이번에 문자 한번 돌려본거래. 공무원들 실적 올리기, 뭐 그런 거 아닐까? (우리 학교는 국립대다.)

나: ... -_-; 그럼, 우리 학교에서 나 혼자 낚여서 낸거야?

두목: 풋.

나: 그러면 난 왜 아쉬운 소리 해가며 원장한테 월급 가불받고 한거지?

두목: 멍청아, 그냥 낚인거지.
그렇다. 난 그만 학교에 낚여버린 것이다. 아, 제길. 전에 갓 귀국했을 때는 종로 한복판에서 도닦는 아가씨들에게 낚여서 음료수를 사드린(?) 경험이 있는데... 나름대로 잔머리를 팽팽 굴렸던 나의 과거와 다르게 '일말의 의심'도 없이 학교에서 내란다고 쫄아서 그냥 내버린 것이다.

등록금을 올리는 것으로 모자라 학생을 낚냐...
나 같은 사람은 이렇게 밖에 대처 못하는데...


결국 다음달 생활이 심히 궁핍해져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오른쪽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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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대장
    2008/04/23 20:06
    헉 그 두목이 내가 아니구먼~ㅋ 난 줄 알았네 ㅡㅡ;


요즘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상)에 수록되어있는 <봉산탈춤>을 강의하고 있다. 곧 중간고사 기간이라 꽤 꼼꼼하게 읽는다.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부분은 <봉산탈춤> 중에서도 '양반과장'이다.

오랜만에 <봉산탈춤>을 읽다보니 2006년에 국립국악원을 찾아 '토요상설공연'을 관람했던 기억이 생각나 그 때 써두었던 나름대로의 관람기(?)를 올려본다. 생전 처음 보는 민속극 공연이라 많이 기대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컸던 것 같다. 지금은 당시의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기를 바라며 시간이 닿으면 다시 한번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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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27일, 국립국악원을 찾았다. 3시부터 공연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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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창작 판소리 <이순신가>를 관람하려 하였으나 시간적으로 여의치 않아 ‘토요상설공연’을 보게 되었다. 국립국악원에서 준비하는 ‘토요상설공연’은 전통에서 창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우리 음악과 무용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이다. 대략 1시간 30분정도의 시간에 공연되는 데, 판소리나 탈춤과 같은 공연시간이 긴 작품들은 한 부분씩 발췌하여 보여준다. 5월 27일 공연은 유빈형으로 특별히 관심 있게 본 부분은 <봉산탈춤>이었다. <봉산탈춤> 역시 전체 과장을 모두 보여주지 않고 ‘제4과장 노장춤’만을 따로 발췌하여 공연하였다.

27일은 오랜만에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린 날이었다. 다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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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큰 우산을 마련한 덕에 비를 많이 맞지는 않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무척이나 많았다. 초등학생들부터 대학생, 외국인 관람객들도 많아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으면 좋았겠지만, 공연이 끝나고 숙제에 써야 된다며 표를 달라고 내미는 아이들의 손을 보면서 약간 씁쓰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관람석은 62번 좌석이었는데 무대로부터 오른쪽이었다. 무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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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고, 스피커와의 거리도 적당해 관람하는데 좋은 조건이었다. 유빈형은 대취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대금독주 <경풍년>이 공연된 후 기다리던 <봉산탈춤>이 무대 위에 올랐다. 뒤편의 약간 높게 꾸며진 곳에 악사 8명 정도가 각기의 악기를 들고 앉아 있고, 앞쪽의 넓은 무대에서 탈춤이 벌어지는 형식이었다.

<봉산탈춤>의 제4과장 노장춤이었다. 소무가 무대의 오른편에서 먼저 등장하고, 왼편에서 노장이 육환장을 둘러메고 커다란 염주를 목에 건 채 나타났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노장과 소무는 어떤 대화도 없이 춤만 추었다. 국립국악원 토요상설공연판 <봉산탈춤> 제4과장 노장춤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노장과 소무가 등장한다. 노장은 소무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란 듯하다. 노장은 소무의 얼굴을 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소무는 부끄러운 듯 계속 피한다. 노장은 무언가 결심한 듯 육환장을 내려놓고 소무의 뒤로 다가가 자신의 염주를 목에 걸어준다. 소무는 매정하게 염주를 집어 던진다. 노장, 염주를 다시 주워든다. 그리고는 세수를 한다. 다시 소무의 뒤로 다가가 염주를 목에 걸어준다. 소무, 이번에는 염주를 버리지 않는다. 노장, 소무와 함께 대무(對舞)한다.

그 때 취발이 등장한다. 취발이는 말을 할 수 있기에 관객들에게 이것저것 말을 건다. 그러다 노장과 소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다가가지만, 노장이 취발이의 면상을 부채로 후려친다. 화가 난 취발이는 육환장을 든 노장과 어울려 싸운다. 결국 취발이는 승리하고 노장을 쫓아낸 후 소무와 함께 대무(對舞)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봉산탈춤>이지만 많은 부분들이 삭제되었다. 크게 삭제된 부분들은 목중들이 노장을 데리고 나와서 한바탕 노는 장면과 신장수와 원숭이가 나오는 제2경 전체이다. 작게는 여러 가지 ‘음란한(?)’ 부분들이다. 다른 여러 공연들과 함께 하다 보니 20여분 정도로 줄이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봉산탈춤>의 맛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고 하기에는 많이 아쉽다. 공연 외적인 측면에서도 취발이의 탈속에 장착되어 있으리라 판단된 마이크가 심하게 울리는 바람에 대사를 정확하게 들을 수가 없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꽤 현대화 시킨 대사인 듯 했으나 알아들을 수 없으니 아쉬운 노릇이다. 

한국의 민속극은 민담보다도 더욱 철저히 민중적이다. 이러한 민중적인 모습은 단순히 공연의 완성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공연자가 춤을 잘 추고, 악공들이 연주를 잘 한다고 해서 민속극의 성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삭제된 <봉산탈춤>의 장면들은 이러한 민중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목중들이 노장을 데리고 등장하는 장면과 노장이 신장수를 대하는 부분 등은 당대의 중들에 대한 비판의식이 반영되었다. 또한 소무에게 원숭이가 하는 행위나 취발이와의 행위, 그리고 아기를 낳는 장면들은 민중들의 건강한 성의식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장면들은 시간상의 이유에서 인지 삭제되었고 결국 공연된 20분은 한국의 민속극의 특징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해학성과 골계미가 넘치는 대사들은 나오지 않고 취발이의 ‘박수 한번 주시오.’ 수준의 밋밋한 말들은 우리가 <봉산탈춤>에 대해 갖고 있었던 기대감을 아쉬움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봉산탈춤>과 같은 공연예술이 문학의 한 장르로 인식될 수 있었던 것은 목중, 신장수, 취발이 등의 대사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말이다.

국립국악원의 토요상설공연은 그 취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장르의 우리 음악과 무용을 ‘맛보여’주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밋밋하기 그지없는 <봉산탈춤>은 우리의 민속극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나 외국인에게 어떠한 ‘맛’을 느끼게 해 주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을 내릴 수밖에 없다. 외국의 오페라나 뮤지컬에 비해 부실하기 짝이 없는 무대장치나 소박할 뿐인 음악, 단순한 춤사위로 밖에 기억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또한 토요상설공연과 판소리 기획전이 각각 공연되는 예악당과 우면당의 좌석 배치도를 보아도 외국의 극장의 형식을 그대로 빌린 모습이라 아쉽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이런 식의 구조는 우리 민속극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오히려 좋지 못하다. 차라리 씨름판과 같이 만들고, 주변에 사람들이 약간의 높이 차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