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같았던 기말이 끝났다. 그리고 아이들이 놀러왔다. 벌써 2주전부터 온다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선생님들의 기말 기간이 끝나는 것에 맞추어 왔다. 11시까지 낙성대역에서 보기로 했는데, 마을버스도 타야하고 꽤 아이들에게 힘든 것이 많아 우리가 마중 나갔다.
이놈들... 여전했다. 이제 2주 정도 지났지만 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녀석들이니 뭔가 달라진 모습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똑같았다. 여전히 까불고, 떠들고, 장난치고, 우리에게 혼났다.
놀토인데도 학원에 가야한다는 녀석들 때문에(물론 우리랑 놀다가 학원 시간은 훨-씬 늦어버렸다.) 월곡동에서 신림동까지 왔음에도 밥만 먹고, 음료수나 마시며 놀다가 보냈다. 우리가 교생실습 기간에 출퇴근 하는데 곤욕을 치렀던 먼 거리인데도 아이들이 교생들을 보러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고마운데, 피자 한 조각, 아이스크림 하나, 음료수 하나 사줄 수 밖에 없는 질낮은(?) 교생의 처지가 너무 미안했다.
겨우 사범대에서부터 본부까지 걸어내려갔다 올라왔으면서 쓸데없이 학교가 크기만 하다고 우는(!) 녀석들과 함께 정말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물론 물리 선생님은 1시에 시험보러 가고, 나도 3시까지 출근이라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지는 못했다. 아이들도 학원가야 된다고 해서 얼른 보냈지만 말이다. (오늘 빼먹겠다고 난리를 치는 녀석들을 겨우 보냈다.)
교생실습의 여파가 생각보다 오래 가는 것 같다. 1주일 쯤 지나면 잊혀지겠지, 2주일 쯤 지나면 잊혀지겠지, 하지만 녀석들이 토요일에 나타나는 바람에 또 1주일 연장이다. 바쁘게 기말을 보내면서 한없이 쌓였던 스트레스가 "어제 담임 선생님한테 맞았어요!"하며 징징대는 아이들을 다독여주다 보니 어느새 없어져 버렸다. 정신없이 아이들을 쫓아다니고, 도망가는 것 잡아오고, 축구공도 없는데 대학교에서 축구하고 싶다고 소리지르는 녀석들과 실랑이를 벌이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교사를 하나보다.
*덧) 중간에 수업듣고 있던 김녜원과 정봉이도 나와서 애들과 시간을 보냈다. 김녜원은 나와 같이 국어수업을 해서 아이들이 잘 알고 있었고, 정봉이는 3,4,5반 국어를 맡았는데, 큰 키에 붙임성있는 성격으로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물론 우리반 교생들과도 친분이 있기에 들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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