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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낙심할 필요는 없다.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보고, 생각하고, 그 결과물을 소통하는 데 있어서 항상 당당하고 싶다.
 
Don't Feel Sorry For Your..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산다는 것은
다시 글로 표현하는
무작정 가다보면
잊으면 안되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득채의 I AM A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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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수원에서 중학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학부시절 꽤 친했던 여동기라 졸업 후에도 연락해서 종종 만난다. 광화문에서 만나 조선일보 사옥 뒤편에 있는 굉장히 맛있는(!) 낙지집에서 내가 사족을 못쓰는 낙지 볶음을 먹고 근처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처음에는 어떻게 살았는지, 뭐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으나 곧 전공자들-_-a답게 국어교육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물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의 '현장경험' 위주의 이야기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법적인 사항은 '생활국어' 교과서에 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많이 개편될 예정이다.


  아이들이 스승의 날에 담임 선생님의 차를 포스트잇으로 덮어버린 이야기, 자기 생일날 풍선에다 카드를 넣어서 부풀린 후 교실에다 깔아주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학교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럽기 짝이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하다가 학생이 교무실에서 자기에게 질문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애들이 나한테 와서 묻는거야, '베다'와 '배다'는 왜 다르냐고 말이지."

  "뭐야, 중학생이면서 그런 걸 물어?"

  "아니아니, '베다'와 '배다'가 뜻이 다른 것은 알겠는데 아무리 발음 해봐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을 굳이 다르게 표기하느냐, 가 질문의 요지였어. 그러더니 나보고 'ㅔ'와 'ㅐ'의 차이를 발음해달래. 모르겠다고."

  "그래서?"

  "발음 해줬지. 그래도 모르겠다는 거야. 그러면서 왜 발음도 같은 것을 굳이 다르게 표기하냐고 우기는거지. 뭐 중학생들이니까 원래 그런걸로 선생님이랑 장난치고 싶어하고 하긴 해. 그래서 실제로 소리가 다르게 나야 하는데 요즘 발음의 차이가 없어져가는 과정이다, 표기를 굳이 다르게 하는 것은 그 의미가 분명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도 이해를 못하겠다는 거야."

  "뭐, 어려워서 그렇겠지."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단 한마디로 애들의 입이 다물어졌다는 거지."

  "뭔데?"

  "그러면 왜 bed와 bad는 다르게 쓸까? 그 차이는 뭐지?"


  그렇다. 아이들은 'bed'와 'bad'의 이야기에 그냥 물러갔다고 한다. 물론 선생님과 조금 더 장난치려고 온 것이겠지만 어쨌든 영어 표기는 수긍하는데 한글 표기는 납득이 안 간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어쩐지 뒷맛이 씁쓸했다. 안그래도 쓴 커피가 더 쓰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국어 문법을 잘 모른다. 그러나 영어 문법은 달달 외우고 산다. 학교 문법에서 정의된 국어의 품사 종류는 몰라도 영어는 가정법의 규칙도 안다. 관계 대명사, 관계 부사 따위는 눈감고도 설명할 수 있으면서 안은 문장과 이어진 문장의 차이를 설명하라고 하면 역시 버벅댄다. 영어 형용사는 잘 알고 있지만 우리말의 형용사에 대해서는 헷갈린다. 친구가 이야기하길 수업시간에 국어의 문법적 사항은 우리말로, 우리 표현으로 열심히 설명한다고 한다. 교육적으로는 충분하다. 하지만 조금 더 많은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결국 영어 문법과의 비교를 끝에 넣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이해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훈민정음. '한글'이라는 개념은 '한국어'라는 개념과 다른 것이다.


  서글픈 현실이다. 자국어를 가르치는 데 남의 나라 말 사용법을 갖고 와서 설명을 해야 이해한다는 현실 말이다. 활동 위주로 꾸며놓은 현재의 국어 문법 교육은 결국 아이들로 하여금 문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정서법, 문법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부터 어느 정도의 암기가 함께 이루어져야 교육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말이니까' 상관없다고 교육하다보니 지금은 우리말을 남의 말로 가르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영어몰입교육 하지 않아도 벌써부터 국어문법은 영어문법과의 비교를 통해 이해시키고 있다. 제대로 된 정서법, 문법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로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들 그 표현이 명확하지 못하고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허다하면 누구도 읽기 싫어진다. (교생실습 때도, 학원에서 논술 강의할 때도 아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국어학계, 국어교육계에서도 신경 쓸 일이고 현장에 나가있는 국어 선생님들도 신경써야 한다. 'bed'와 'bad'에 대한 그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를 줄 세워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박터지게 경쟁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효과적인 교육, 중, 고등학교 졸업 후 '학교에서 뭐 배웠냐?'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는 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문법과는 조금 다른 문제인데, 내가 교생실습 나가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시킨 후 다음 수업 시간에 띄운 PPT 자료 화면을 첨부한다. 맞춤법의 문제다. 물론 교실에 앉아있던 녀석들은 모두 웃고 놀리고 난리가 났으나 반 전체 아이들 중 단 한 명도 '맞춤법을 모두 맞게 쓴' 녀석은 없었다. (띄어쓰기는 바라지도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름은 한 글자씩 지웠다. 녀석들도 부끄러울테니 말이다.

덧) 위 PPT화면에서 대박은 무엇일까? 그렇다. '덧음는다'다. 어쩌면 국어의 대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 녀석이다. '덧'은 소리로 /덛/이라고 난다. 그 다음에 바로 모음이 나오므로 이것을 소리나는 대로 읽어버리면 /더듬는다/가 된다.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 넘어가던 시기에 나온 표기법과 유사하다. 그저 놀라운 녀석이다-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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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Krang
    2008/08/09 14:28
    재밌어서 웃었는데 다 읽고 나니 뭔가 씁쓸해지네요.-_-;;
    개인적으로 가장 큰 원인이 인터넷에 있다고 봅니다.
    무분별한 국어파괴에 앞장서면서 좋아하는 일부 연예인들도 문제구요..
    글로발, 말로손시대에 묻혀 케케묵은 것으로 치부되는
    소중한 우리 국어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뭥미? ~했삼, 등등 따라했던 제 자신도 부끄러워지는군요.
    ( _ _)
    • BlogIcon freesopher
      2008/08/09 14:44

      부끄러워 마세요 Krang님! 저도 재미삼아 따라합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 한글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갖가지 표현을 그대로 적을 수 있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겠지요. 너무 심하지 않으면 언어가 갖고 있는 창조성의 발현이라 생각하여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문제는 제대로된 문법, 맞춤법 교육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국어파괴현상'이라는 슬픈 말이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2. BlogIcon LIVey
    2008/08/09 18:39
    그 한마디에 입이 다물어졌다니 좀 충격이로군요...
    그나저나 생활국어...중딩때 저것땜 고생했었다는ㅠㅠ
    참고로 저는 국어문법도 모르지만...영어문법도 모르는...OTL
    • BlogIcon freesopher
      2008/08/09 19:35

      영문법따위 모르면 어떻습니까! 영어로 글 쓸 것도 아닌데~ OTL할 필요는 없을 듯 :) 그러나 국어는... 필요하죠. 당장 리포트 한 장을 써도 문법이 들어가니까 말이죠^^

  3. 빡쑤
    2008/08/09 21:36
    베다와 배다 의 발음구분에 대해 어떤 아나운서 분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연수에서ㅋㅋ)
    ㅔ보다 ㅐ가 입이 더 크게 벌어지게 되는 것을 이용하여 ㅔ는 손가락 하나, ㅐ는 손가락 둘을 이 사이에 끼우고 발음하면
    발음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해보면 약간 달라요~
    의식적으로 발음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그 아나운서 분은 강조하여 말씀하셨다는...
    애들한테 이렇게 알려주면 재밌어 하긴 해요. 이 사이에 선생님이 손가락 끼우고 막 발음하니깐. ㅋㅋ ;;;;
    • BlogIcon freesopher
      2008/08/10 00:45

      네가 그러고 있는 걸 생각하니 조금... 가슴이 아프면서 조낸 웃기다-_-a

  4. BlogIcon 컴속의 나
    2008/08/11 02:34
    Krang님 말씀대로 재미있게만 읽기에는 씁쓸하네요. 다 큰 어른인 저도 사실 우리말 문법이나 철자, 띄어쓰기가
    틀리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제 사례를 들어 아이들만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해도 실례는 안될지요^^

    이어서 친구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영어 몰입식 교육으로 이어졌을 법 한데 그렇지 않나요? 그렇다면
    대화 내용 계속 소개해 주시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freesopher
      2008/08/11 08:14

      그렇죠. 그것은 컴속의 나님의 문제라기보다는 역시 우리 교육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또 국어학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국어 정서법 연구>라는 어처구니없이 두꺼운 책을 쓴 저희 과 민현식 교수도 책에서 스스로 '국어과 교수들마저도 띄어쓰기가 틀린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니까요;;;

      언젠가 영어를 가르친다, 또 영어를 배운다는 것에 대해서 제 입장을 한 번 정리해보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언어학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여(학부시절 전공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죠-_-a) 정리하기가 힘드네요^^;;

      잘 읽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방금 학원 회식이 끝나고 돌아왔다. 새벽 5시. 물론 원장과 함께 한 공식(?) 회식은 일찍 끝났고 마음 맞는 선생님들끼리 술 한잔 하고 나니 이 시각이다. 회식 때 P선생이 영어 작문(?)을 하나 해와서 읽었다. 물론 문법 무시, 어휘 무시, 표현 무시(국어 선생이니 당연하다.)인 아름다운 내용이었다. 그것을 원장님과 나와 영어 선생님이 함께 읽으며 한참 웃었다. 그러다 호주에서 있었던 웃기는(?)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예전에 영어 때문에 호주에서 겪었던 재미있었던 일을 소개해볼까한다. 예전에 한 번 썼던 글이다.

  때는 정확히 1년전 오늘. 2007년 7월 3일이다.

 오늘은 짧은 영어로 인해 며칠전에 저지른 멍청한 짓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한다.

 며칠전.

 여느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호텔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올라와 나른해진 기분에 사람없는 객실의 화장실에 들어가 슈퍼바이저가 오기 전에 몰래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왔다. (Victoria주는 실내에서 금연이다. 물론 노동자들이 담배 피울 수 있는 곳이 따로 지정되어 있으나 너무 멀어서 내려갔다 오기 귀찮았다.) 그 때 옆 옆 객실에서 두 여자애가 튀어나왔다. 그러더니 문에 다 대고,

 "Mommy! Come on! Hurry 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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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복도



 난리였다. 곧 그 애들의 엄마와 아빠가 나왔다. 나는 언제나 하듯이 그들에게 인사했다.

 "Good afternoon, Sir, Madam. How are you today?"

 "Very good. Thank you."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띄우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그들을 보며 은근히 영어 몇마디 하지도 않아 놓구선 뿌듯해했다. 그렇다. 사실 영어로 뿌듯해하면 절대 안되는 순간이었다. 몇걸음 가지 않아 애들 엄마가 나를 불렀다.

 "Excuse me."

 "Yes, madam."

 "Can you tell me how i get to swimming pool, please?"

 스위밍 풀. 수영장. 제기랄. 내가 호텔에서 일한다만 여기서 잠을 자본것도 아니고 시설을 이용해본 것도 아닌데 수영장이 어딘지 알게 뭐냐. 잠시 내 트레이너들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나 생각해봤다. 그녀들은 "다이얼 넘버 8번에 전화하시면 리셉션 데스크가 나오는데, 거기에다 문의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잠시 '뿌듯'했던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던 나.

 "I'm sorry, madam. I don't know it. But just a moment, I'll ask reception desk."

 멍청하게도 내가 리셉션에 물어볼테니 기다리라고 했던 것이다. 뭐 그때까진 좋았다. 빈 객실로 들어간 나는 전화기를 들고 8번 단축 다이얼을 눌러 리셉션에 연결했다.

 "Good afternoon. This is Rialto Hotel Reception Desk 울라불라(기억 안난다.) speaking. May I help you?"

 아. 좋다. 쉬운 영어다. 이름은 모르겠다만 다 알아들었다.

 "Hi, this is room attendant Jake. My guest wanna know how she get to swimming pool. But I don't know that. Can you help me?"

 까짓거 떠듬떠듬 문장 만들어서 말했다. 곧 중, 고등학교 시절 듣기평가에서나 들었던 길찾기 문제가 실제로 들려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엄청나게 빠른 속도에 익숙지 않은 억양에 쓸데없는 걸로 귀찮게 한다는 어조까지 곁들여진 문제였다.

 "Are you on Winfield Side?"

 윈필드 사이드냐고? 우리 호텔은 두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지하의 식당과 공중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아. 제길. 내가 어느쪽 건물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Yes"했다. 그리고 듣기평가 1번 문제가 나왔다.

 "울라불라 울라불라 울라불라 elevator 울라불라 9th floor 울라불라 울라불라 turn left 울라불라 울라불라 stair way 울라불라..............."

 뭔 소리냐... 알아들은 거라고는 엘리베이터, 9층, 좌회전, 계단이 전부였다. 도저히 다시 물어볼 수 없는 분위기라(진짜 바쁜 목소리였다.) 일단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얼굴 가득이 미소를 띄운 채 애엄마에게 돌아왔다. 그녀 역시 미소를 지은 채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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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객실

"Ok. You can take that elevator and go up to 9th level. And out of elevator, turn left. You can get there."

 -_-

 9층에 내려서 좌회전해라.

그게 다다. 그녀는 정말로 정말로 고맙다고 이야기한 후 남편, 애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 나는...? 지하에 마련된 흡연구역으로 내려가 숨었다.

 나중에 9층에 올라가 좌회전 해봤다.

 객실 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역시 며칠전.

 그 날도 호텔방들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 내 트롤리를 뒤졌다. 손님같아 보였는데, 트롤리를 뒤진 것은 괜찮지만 그곳에 다른 손님들이 객실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는, 일종의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가 있었기에 나는 얼른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Good afternoon, sir. Can I help you?"

 그러자 그는 나를 보며 역시 만면에 미소를 가득 띄운채(이놈들은 왜 쓸데없이 웃는지 모르겠다.) 물었다.

 "Do you have any matches?"

 아.

 다들 눈치 챘을거다.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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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성냥!


match1

1 성냥 (한 개비)
2 《고어》 화승(火繩)

match2

1 (짝·상대로서) 어울리는 사람[것];(어울리는) 배우자;짝, 한 쌍의 한 쪽, 꼭 닮은 것
2 경쟁 상대, 호적수;(성질 등이) 대등한[필적하는] 사람[것]
3 경기, 시합, 매치(⇒ game [유의어])
4 결혼 상대;결연, 결혼 《marriage보다 다소 예스러운 말》
1 …에...

(출처: http://endic.naver.com/search.nhn?query=match 네이버 영어사전)

 농담으로나 하는 짓을 실제로 했다.

 나는 진짜로 성냥을 생각하지 못하고 오늘 무슨 경기나 시합이 있냐고 묻는 건 줄 알았다. 즉 그가 신문을 찾고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객실에서 나온 신문들은 내가 보관한다.)

 그래서 나는,

 "Today?"

 라고 했다. -_-

 오늘요? 오늘요? 오늘요?

  제기랄.

  그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 후,

 "Oh, oh, I'm sorry. I wanna smoke."

 하 면서 불을 붙이는 시늉을 했다. 허허; 그놈 속으로 이런 멍청한 자식을 봤나, 라고 했을 거다. 성냥이나 라이터 따위는 내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건만 저런 멍청한 소릴 해놓고 성냥이 없다고 하기엔 너무 민망했다. 그래서 얼마전에 구한 성냥한갑을 가방에서 꺼내 그냥 바쳤다. 그 자식, 고마워하면서 갔다.

 아아... 이런 멍청한...

  필요한 사람만 영어를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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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강철지크
    2008/07/04 13:17
    재밌네요.
    다급해지면 진짜 머리속이 하얗게 되지요...
    알던 말도 잘 안나오고 버벅대다가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아버리는;;
  2. BlogIcon 열산성
    2008/07/10 12:03
    재미있는 상황은 아니었겠지만 재미있게 잘 봤어요.
    계속 수고하세요 ^^


  지도안 짜기에 여념이 없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잠깐 잊고 있었는데, 그새 난리가 났다. 아주 부끄러울 정도다. 영어몰입교육이니 어쩌니 하면서 게거품을 물고 날뛰던 자들이 Listening도 아니고 Reading을 못해서 이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싶다. 국가의 고위 관료라는 자들이 영어 해석을 못해서 그 난리를 친다는 것을 도대체 해외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Business Friendly 라면서 '기업친화정책'이란 말을 피하고, 대통령이라는 자가 자국어를 버리고 "본국"에서 English로 연설을 하는 나라에서 국가간의 협상 과정 중에 영어 해석을 못했다라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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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지금 어처구니가 없는 상태지?


  그래서 도대체 뭘 해석 못했나 찾아봤다. 많은 분들이 해보셨으리라 믿는다. 나도 지도안을 내팽개치고 한번 해봤다. 문제가 된 문장은 다음과 같다.

The entire carcass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s also prohibited, unless the cattle are less than 30 months of age or the brains and spinal have been removed.

  뭐 간단히 직역해보자. 고등학교 때 EBS 방송수업에서 항상 함부로 '의역'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다. "미쿡살람들이 써놓은 글이니까 물론 100% 옳은 소리, 우리에게 내린 복음"이라 생각한 저 맷돌대가리들은 자기들 생각대로 '의역'했겠지만, 난 고등학교 때 영어시험치고 틀린 갯수만큼 맞는 지극히 한국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직역'하겠다.

인간이 소비하기 위한 검사와 통과를 받지 않은 모든 도축된 소들은 또한 금지된다. 적어도 30개월 미만이거나 뇌와 척수가 제거되면 그렇지 않다.

  직역해도 읽을 만 하다. 사실 모든 문장은 직역된 후에 의역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세상 어느 누가 글을 자기 마음대로 읽겠는가. 일단은 써 있는대로 읽고, 그 다음에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물론 눈에 미쿡콩깍쥐가 쓰인 어처구니 없는 맷돌 양반들은 아예 읽지도 않으신 모양이지만 말이다.

  다시 한국말로 바꾼 것을 보자. 검사와 통과를 받지 않았다, 라고 된 걸 보니 물론 검사하고 통과를 받으면, 이란 의미가 되겠다. 설마 검사 따로 통과 따로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관보 식이나 되는 곳에 싣지는 않았겠지. 결국 첫번째 문장은 검사 받고 통과하지 못한 소들은 안된다. 정도다. 쉽다. 문제는 역시 두번째 문장이 아닌가 한다.  
적어도 30개월 미만이거나 뇌와 척수가 제거되면 그렇지 않다.
 
슬쩍 봐서는 무슨 말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이것은 겉으로는 한번 부정한 것 같지만 의미상 이중부정 되었기 때문에 그렇다. 앞 문장이 부정적인 의미였기에 두번째 문장은 그것을 한번 더 부정해서 긍정의 의미가 되었다. 결국 적어도 30개월 미만이거나 뇌와 척수가 제거되지 않는 한 말이다. 라는 말은 앞의 문장 전체 내용을 부정하는 조건을 달아놓은 것이다. 미쿡살람들이 쓰는 말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서 나타나는 '번역투'가 갖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이 '번역투'의 문제점은 고등학교 국어(상)교과서에의 4단원에도 나오며 수능 단골 메뉴다. 쓰기 영역에서 '고쳐쓰기'하면 최소한 한 문장씩은 꼭꼭 껴 놓는다.

  앞에 나가 앉은 놈이 영어를 잘해봤자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 안해주면 의미없다는 이야기다. 영어만 잘하고 한국말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 "미쿡살람들이 이렇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고 지극히 '번역체'스러운 말로 전했을 것이다. 게다가 국어실력이 딸리는 맷돌들은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했을 것이고, 그 결과 국가적 개망신이 완성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개망신 (출처:http://blog.daum.net/_blog/photoList.do?blogid=07C14&categoryid=580995)


  결국,
식용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30개월 이상의 소의 뇌와 척수 말고는 다 된다.

 라는 기절초풍할만한 문장이 완성되는 것이다. 유후. 이거 원, 난감해서 어떡하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위엄있게 담배꽁초 버리는 놈 없나 내려다보시는 이순신 장군님이 다 받아주라고 광고 한판 찍었더니 아주 나라에서도 난리를 친다.

  분명히 국어 실력의 문제다. 외국어는 어쩔 수 없이 모국어를 기반으로 해서 습득한다. 모국어의 문법 구조와 사고 방식이 외국어 학습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아륀쥐를 못해서 영어가 쉽게 안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때 유행했던 강남 아줌마들의 애들 혀자르기도 똑같은 맥락의 무지의 소치였다. 국어도 못하는 인간이 무슨 놈의 영어를 하겠다는 것인가. 직역해서 그걸 '올바로' 해석하는 것도 못해, 그렇다고 의역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닌 맷돌들을 믿고 고기를 먹을까 말까 하고 있으니 골이 지끈지끈 아프다.